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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ous/책 리뷰

[서평/책리뷰/일본소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 by 무라세 다카시

by Esther♡ 2022.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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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명 -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 저자명 - 무라세 다케시

○ 장르 - 판타지, 재난 소설

○ 줄거리/책소개 - 봄이 시작되는 3월, 급행열차 한 대가 탈선해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수많은 중상자를 낸 이 대형 사고 때문에 유가족은 순식간에 사랑하는 가족, 연인을 잃었다.

그렇게 두 달이 흘렀을까. 사람들 사이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하는데….

역에서 가장 가까운 역인 ‘니시유이가하마 역’에 가면 유령이 나타나 사고가 일어난 그날의 열차에 오르도록 도와준다는 것.

단 유령이 제시한 네 가지 규칙을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도 죽게 된다. 이를 알고도 유가족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역으로 향한다.

과연 유령 열차가 완전히 하늘로 올라가 사라지기 전, 사람들은 무사히 열차에 올라 사랑하는 이의 마지막을 함께할 수 있을까.


틱톡에 소개되어 일본 독자들 사이에서 크게 입소문이 난 화제작.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들며 단숨에 독자를 이야기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무라세 다케시의 소설로, 작가의 여러 작품 중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작가가 쓴 작품 중 단연코 손꼽히는 판타지 휴머니즘 소설.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 사견/감상문

인스타에서 광고를 많이 해서 사람들이 짜증을 냈던 책 중에 하나였을 것이다.

특히나 일본작가의 책이라고 대놓고 불매 의사를 보이기도 했을 거다.

하지만 국적을 떠나 내가 좋아하는 타입 중 하나일 것 같고 궁금증과 호기심에 재미있게 볼 내용인 것 같아서 다른 책들 주문할 때 같이 주문한 책이다.

 

각 챕터마다 화자가 다르지만, 그들에겐 하나같이 공통적인 것은 열차 탈선사고로 사랑하고 소중한 사람들이 잃었다는 것이다.

각자 소중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슬픔에 빠지고 떠난 사람을 한 번이라도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리워한다.

그렇게 지내오던 그들에게 떠돌아다니는 소문이나 주변의 이야기들로 인해 '유령 열차'에 탑승하여 마지막 인사를 하게 된다.

그리움과 무언가 하지 못 한 것이 남아 있는 자들에게만 보이고, 그런 것이 있는 그들이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약혼자를, 아버지를, 짝사랑하던 누나를, 남편을 만나 마지막 인사를 하고 헤어진 유령 열차는 바로 탈선사고 났던 도힌철도 가마쿠라선 상행 열차로, 심야시간에 사망자가 승차했던 역으로 가면 함께 열차에 탈 수 있다.

늦은 밤 사고 현장과 가장 가까운 역인 니시유이가마 역에 가면 '유키호'라는 유령이 아래와 같은 규칙을 알려준다.

 

하나, 죽은 피해자가 승차했던 역에서만 열차를 탈 수 있다.
둘, 피해자에게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려서는 안 된다.

셋, 열차가 니시유이가하마 역을 통과하기 전에 어딘가 다른 역에서 내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도 사고를 당해 죽는다.
넷, 죽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현실은 무엇 하나 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애를 써도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만일 열차가 탈선하기 전에 피해자를 하차시키려고 한다면 원래 현실로 돌아올 것이다.

 

그 탈선사고로 인해 약혼자를 잃은 히구치 도모코는 어릴 적 심장병으로 아버지를 잃고 좀 어려운 가정형편에  고등학교 체험학습으로 나갔을 때 어머니께서 챙겨줄 형편이 안되다 보니 괜찮은 음식을 먹기가 부담스러워 같은 조에 있던 아이들의 무시와 경멸에 찬 시선과 말들로 비수가 꽂히는 와중에 싼 음식인 우동을 시켜 혼자 먹는다.

그때 자기와 같은 우동을 시켜 옆에서 같이 먹는 남학생. 그가 네모토 신이치로이다.

잘난 것은 없지만, 너무나 따뜻하고 친절한 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고 잘 지내다가 종업식 이후로 전학을 가게 되고 그걸 알게 된 신이치로가 쌀쌀맞게 굴자 이유를 모르고 자기가 뭐 잘못했나…? 하는 생각에 섭섭함을 남기고 헤어지게 되었다.

 

나중에 성인이 되어 한 동네 식당에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연애를 하게 되고 결혼을 약속하게 되는데 봄이 오는 3월, 기차 탈선 사고로 사랑하는 신이치로가 사망하게 된다.

 

그 충격으로 슬픔으로 빠진 도모코와 신이치로 부모님은 철도회사의 말도 안 되는 병명과 핑계, 남 탓하는 모습에 화가 나고 결국 분노한 도모코는 당신들의 안일한 생각으로 누군가는 약혼자를 잃었고 누군가는 가족을 잃었으며, 한 사람의 삶과 미래까지 다 앗아갔다고 항의를 하자 그거에 힘을 얻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의 소리에 철도회사도 차마 말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그렇게 지내는 중에 우연히 사고 현장에서 멀지 않은 니시유이가마 역에 유령열차를 탈 수 있게 도와준다는 유령이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된다.

한밤중에 니시유이가마 역에 찾아간 도모코는 여고생 유령 유키호를 만난다.

유령이라길래 남자 유령인 줄 알았던 도모코에게 유키호는 4가지 규칙을 안내하고는 그를 만났을 때 아무렇지 않고 감당할 수 있다면 가보라며 조력하려고 한다.

 

그렇게 다음 날 새벽 그 역에 찾아간 도모코는 사고 열차를 타고는 다음 역에서 문이 닫히기 전에 신이치로를 그대로 끌고 나가는데 문을 지나가는 동시에 현실로 돌아오고 옆에 있던 신이치로도, 그 사고 열차도 함께 사라지면서 규칙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유키호의 말이 들린다.

당황한 도모코에게 잔소리하는 끝에 그런다고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현실이 달라지지 않으니 그걸 받아들일 수 있으면 타라고 일침하고 유키호는 사라졌다.

 

다시 늦은 밤 찾아간 역에서 신이치로와 같은 열차를 탔다.

그를 보니 차마 목이 메어서 말이 잘 나오지 않은 도모코는 어렵게 자신을 왜 좋아했는지와 함께 자신이 만약 당신이 죽는다면 자신도 따라 죽는다면 어떨 것 같아?"란 질문을 하자 신이치로는 무서울 정도로 단호했다.

 

"용서 안 해. 절대 용서 안 해. 너를, 절대로 용서 못 해."

"내가 너에게 바라는 건 단 하나뿐이야. 네가 행복하게 사는 것. 구로랑 신나게 놀고 돈가스 덮밥을 맛있게 먹으면서. 난 네가 평생 웃으면서 살았으면 좋겠어.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할머니가 되었어도. 평생, 영원히."

 

그의 말에 더 울컥한 도모코는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었다며 반지를 꺼내 끼려고 하자 신이치로가 뺏어 자신의 손으로 그녀의 왼쪽 4번째 손가락에 끼워주고 키스를 하는데 사고 난 역 전에 있는 어느 역에 도착해서 차가울만큼 떨어진 도모코는 열린 문으로 가서 붙잡고 싶고 울어버리고 싶은 마음을 진정하고는 마지막으로 고맙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 돌아섰을 때, 그에게 할 수 있는 말은 "다음 생일엔 꼭 카레를 해줄게."였다.

 

그렇게 보내고는 몸이 좋지 않은 걸 느끼고 병원에 갔을 때 그와의 결실인 아이가 있다는 걸 알고 자기도 부모 없이 혼자고 자식을 잃고 적적하신 신이치로의 부모님도 계시니 자신이 살던 집을 정리하고 신이치로 본가로 들어갔다.

 

사카모토 유이치는 자기 아버지처럼 초라하고 변변치 않게 살기 싫다는 일념에 도쿄에서 대학을 나와 마루노우치에 있는 회사에 다니지만 회사동기와 여자친구까지도 무시하고 자기편 되지 않을 정도로 녹녹지 않은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힘들어한다.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여기저기 다른 회사나 편의점에 일을 하게 되지만 그마저도 오래 못 가고 그만두는데 그동안 대기업에 다닐 거라며 말하고 다닌 탓에 가족들에게도 차마 회사를 그만뒀다는 소리를 하지 못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버지. 유이치가 그렇다는 걸 이미 눈치채고 있으시면서도 쌀이며 식료품이며 사다 보내주고 컴퓨터 사용방법을 알려달라, 티켓이 생겼으니 같이 야구 보러 가자 등등 한 번이라도 아들이랑 같이 하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전화하지만 이 무심한 아들놈은 무시하다 열차 탈선사고로 인한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한다.

 

장례식날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생전 고인의 좋은 일에 칭찬하며 추모하고 지나가는 길에 사카모토 씨 아들 아니냐?, 유이치 맞지? 하며 그를 알아본 이들에게 듣는 생전 아버지의 선행과 좋은 성품을 듣게 되고 어머니로부터 생전 못난 아들인 자신과 함께 마시려고 좋은 술 한 병사 두고는 한 번도 까지 않고 기다리다가 결국 그러지 못하신 것과 자신의 취업문제로 다른 사람에게 고개 숙이셨던 것을 알고 무너진다.

 

그렇게 아버지는 아들의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매일 남들에게 머리를 숙이며 아들을 고용해 달라고 부탁하시면서 다니셨던 것이다. 사고 당일에도 아들의 일자리를 찾으려 열차에 탔지만, 그날 탈선 사고가 발생해 돌아가신 것이다.

 

억장이 무너진 유이치는 마지막으로 한 번만…, 딱 한 번이라도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에게 큰 산이 되어주시려던 아버지께 사과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정말 만나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그러다 지나가는 소문에 니시유이가하마 역에 대한 소문을 듣고 어두운 밤 그곳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어김없이 여고생 귀신 유키호가 있고 4가지의 규칙과 함께 그가 아버지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렇게 아버지께서 사고 있던 날 기차 타셨던 역에서 아버지와 함께 타게 된 유이치.

아버지와 흉금 없이 속에 있는 말들을 나누고 아버지께 자신이 잘못했던 것을 사과하고 용서를 빌었다. 아버지는 "진짜 약해 빠진 사람은 남 앞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지 못하는 법이거든." 이란 말을 하며 아들 유이치를 다독거렸다.

사고 나던 역에 가기 전 마지막 역에서 내리는 유이치는 아버지와의 마지막 인사를 하고 내리는데 마음이 많이 찡한 장면이었다

 

그렇게 도쿄의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내려온 유이치는 아버지께서 일하시던 공무점에 가서 타케나카 씨에게 부탁하여 일하게 되고 성실하게 살아온 아버지처럼 성실하게 일하며 살아간다. 아마도 유령 열차에서 있었던 아버지와의 마지막 만남이 그에겐 다시 살아갈 힘이 되었을 것이다.

 

3번째 화자인 얼굴에 반점이 있어 거즈로 가리고 다니는 가즈유키는 어머니의 바람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와 이혼하고 시스템 엔지니어였던 아버지는 일 때문에 아침 일찍 나가서 밤늦게 들어오시는 일이 잦아지셨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게 된다.

 

비 오는 어느 날 밖에서 아버지를 기다리던 가즈유키는 같은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유타를 데리러 온 다카코 누나의 배려와 선의로 같이 우산을 쓰고 집으로 가게 되고 비 맞은 곳을 닦으라고 노란 손수건을 건네는데 훗날 가즈유키는 다카코 누나에 대한 관심과 호의를 가지게 되고 그 손수건을 돌려주겠다는 핑계로 항상 들고 다니면서 자신이 중학생이 되어서도 그녀가 기차를 타는 시간에 같은 기차를 타고 등교를 하지만, 막상 그녀 곁에 쉽게 다가가기 힘들다.

 

그래도 홀어머니 밑에서 혼자 가정을 꾸리는 어머니를 돕기 위해서 어린 동생 유타를 돌보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가계에 도움이 되며 어릴 적 심장병으로 돌아가신 아버지가 계기가 되어 간호학교를 진학하려고 하다 보니 귀가가 늦어질 수밖에 없는 다카코가 지나가는 양아치들에게 희롱과 괴롭힘에 시달리는 것을 보고 가즈유키는 기지를 발휘하여 구해주고 자기가 그랬다는 것을 보이기 싫어서 도망가면서도 그녀 생각에 좋아한다.

 

그러다가 책을 보다 보면 네모토 신이치로로 생각되는 남성에게 고민상담을 하다 드디어 고백하기로 결심하고는 다카코 누나에게 고백하려고 하는데 차량 사이 문을 열고 가려던 순간…! 탈선사고로 어그러진다.

그렇게 가즈유키가 눈을 떴을 땐 사고난지 3주나 되었고 자신이 있는 곳은 병원이었으며 사고로 갈비뼈가 4대나 부러졌다.

 

의식을 차린 날 저녁 아버지가 왔지만 바쁜지 들락거리시고 화장 진하게 하고 향수 냄새가 나는 젊은 여자가 번갈아가며 간호하는데 다음날 불현듯이 가즈유키는 다카코 누나가 생각나서 바로 옷 갈아입고 만류하는 간호사를 뿌리친 체 누나를 볼 수 있을만한 곳을 찾아다니는데 예전 자기가 이용했던 지역아동센터 근처에 있는 공원에 혼자 앉아 있는 유타를 보고는 누나의 안위를 묻는데 누나는 그때 기차 탈선사고로 죽었다는 유타의 대답이 돌아온다.

 

망연자실한 가즈유키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우두커니 서있을 수밖에 할 수 없었다.

 

용케 회복하고 남들보다 조금 늦은 고등학교 입학이지만 이미 기차 탈선사고의 생존자로 이야기가 돌아서 아이들이 힐끔거리고 보고 너무나도 싫어하고 자신을 괴롭히던 게이고가 같은 학교에 진학했다는 사실에 더 의욕 상실에 살아갈 이유를 잃어간다.

 

그런 생활 중에 사고 열차의 차량이 떨어져 있는 낭떠러지에 가 헌화를 한다.

피해자 가족들이 다녀갔는지 주위에 꽃이 많다.

잠시 추모하는데 옆에 왠 젊은 여자가 말을 걸어온다.

가츠유키의 연애상담을 해주었던 신이치로의 약혼녀 도모코이다. 그녀에게서 사랑하는 사람을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유령 기차가 있다는 것과 방법을 말해준다.

그녀의 표정이 거짓말하거나 농담하는 것 같지 않기에 바로 늦은 밤에 기차역으로 향하고 유키호를 만나는데, 정말 이 정도 되면 유키호는 무슨 사연을 가져서 이런 일들을 하는지 궁금해질 정도다.

 

가즈유키는 다카코를 만나기 위해 그녀가 평소 이용하던 역에서 유령 열차에 올라탄다.

그동안 자기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고민상담을 해주던 신이치로에게 먼저 그녀에게 고백한다고 말하자 그의 응원이 이어졌고 다카코 누나에게 다가가 말을 걸자 누나는 그를 기억하고 반가워한다.

그리고 가즈유키는 암흑 같은 자기의 인생에 다카코 누나는 은인이었다고, 그동안 그녀를 좋아했다고 고백하는데 다카코는 좋아하면서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가즈유키가 돌려주는 손수건을 계속 간직해주면 좋겠다며 자기도 가즈유키를 좋아한다는 고백 한다.

 

그렇게 다카코와 마지막 인사를 하고 다음날 사고 현장을 찾아가 마음을 추스렸던 가즈유키에게 한 남성이 말을 걸었다.

그도 가즈유키처럼 탈선사고에서 살아 나온 생존자로 자신이 나오고 나서 한 여학생을 구하려고 했는데 그 학생이 한 남자애를 먼저 구해달라며 덩치가 작은 남자아이를 구했는데 얼굴은 잘 기억 안 나지만 오른쪽 뺨에 반점이 있었다고, 그 애를 먼저 구하고 나니 기차가 떨어져서 그 여학생을 구하지 못했다는 그의 말에 그가 구한 사람이 자신이고 자기도 살려고 하면 그 아저씨 손에 살 수 있었음에도 본인을 희생해서 자신을 먼저 살렸다는 걸 기억하게 되고 그 자리에서 주저앉게 된다.

 

이후 그녀의 하나밖에 없는 동생인 유타를 돌봐주고 도와주고 유타 또한 그를 친형처럼 따른다. 

 

마지막으로 사고기차의 기관사이자 베테랑 기관사였던 남편을 잃은 기타무라 마사코.

역에서 가다가 넘어져 다친 자신을 아버지의 유품인 제복의 모자가 선로로 떨어짐에도 개의치 않고 치료해주던 남편을 만나면서 부부의 연까지 맺었다. 심지어 불쾌한 참견을 하는 친척에게 정색할 정도로 불임인 자신을 끊임없이 아끼고 사랑해준 남편이었다.

 

그러나 시아버지의 뒤를 이어 기관사가 되고 사명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몇십 년을 일해온 남편은 어느 날 열차 탈선 사고의 주인공이 되어 하루아침에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남편의 회사인 철도회사에서는 일단 외출 자제하고 가급적 집에만 있으라고 하고 매스컴의 집요한 접근과 어떻게 알았는지 집으로 살인자의 집 아니냐고 남편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를 낸 살인자인데 당신은 언제까지 뻔뻔하게 살아있을 거냐 등등 온통 악담과 비난을 쏟아내는 전화들이 쏟아지고 집 담벼락엔 누가 그랬는지 살인자의 집이란 글을 써지고 누군가가 던 지 돌멩이로 인해 유리창이 깨진다.

남편이 살아있을 때 바로 전날까지도 같이 식사하고 하하호호 웃고 떠들던 이웃들까지도 탈선사고 이후 어느샌가 쌀쌀맞고 차갑게 변하여 흘겨보며 수군거리며 외면하는데 누구보다도 더없이 고독하고 외롭고 슬프다.

자신의 남편은 그런 사람이 결코 아닌데…!

 

그렇게 철도회사에 피해자 가족들에게 사과할 수 있게 기회를 달라고 해도 회사 변호사는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상황 설명하는 자리에 찾아가서 머리 숙여 사과하지만 반발만 더 커지고 사나운 눈초리의 회사 변호사에게 끌려 나온다.

 

그렇게 있어도 없는 것처럼 투명인간같이 살아가던 와중 꽃망울을 터트리는 4월이 되자 모든 상황이 뒤집어지며 철도회사의 일관되지 않는 대처 모습에 몇 번이나 경위를 뒤집으며 남 탓하기에 급급하고 외부 조사반이 와서 조사해 발표한 사고의 원인이 기관사의 과실이 아닌 기차의 수명이 지나도 한참 지난 것을 회사의 이익과 편의성에 의해 부품 교환 없이 그냥 무시하고 계속 사용했다가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아 일어난 사고라는 것이 드러났으며 그 결과 발표가 남편의 생일날에 이뤄졌다.

 

이후로 혼자 있게 된 기타무라 씨는 몸도, 마음도 지쳐서 정신과와 다른 진료과들을 다니며 치료하는데 어느 병원에서 진료 표를 작성하는데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면서 핑 쓰러지는데 옆에 있던 노부부와 간호사가 달려와 정신 차릴 수 있도록 신경 쓴다.

 

집으로 돌아온 뒤 키타무라 씨는 그날 밤은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 때문에 그래도 잘 수 있을 것만 갔다.

그렇게 혼자 적적하게 있는 집에 누군가 찾아온다.

오다와라에서 식당을 하는 이시다란 여성이었다.

몸이 불편한지 휠체어에 앉아 있는 그녀는 평소 생전 기관사인 남편에게 신세를 졌었던 터라 고마움이 컸었다. 그리고 자기 와이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좋은 점만 이야기하는 기관사 아저씨에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고 돈가스 덮밥이 들어있는 도시락과 함께 그 말을 전해주고 돌아갔다.

 

차마 남편과 함께 결혼기념일에 가기로 한 레스토랑을 예약 취소하고 아침에 도착해서 고양이 하나의 입에 물려있는 우편물을 살피는데 하나는 남편의 회사 도힌 철도회사에서 보낸 남편의 산재와 관련된 우편물이고 하나는 낯선 이름이 적힌 편지였다.

충동적으로 개봉한 그 편지엔 열차 탈선사고 피해자인 네모토 신이치로의 아버지에게서 온 편지였다.

내용을 읽으니 철도회사의 사고 설명회 자리에서 약혼자를 잃었다며 큰소리로 외치던 아가씨와 옆에 있던 가족들을 기억하고 회사의 변호사에게 끌려가던 중에 눈이 마주치고 자신의 잘못도, 남편의 잘못도 아닌데도 죄송하다며 머리 숙여 사과하는 자신에게 오로지 슬픔만이 가득한 눈으로 같이 머리 숙여 인사하던 그들에게서 결코 교양 없고 나쁜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었다.

 

그것이 편지에서조차 그 품위와 배려, 따스함이 묻어났었고 생각 없고 철없이 사리분별 못 하고 괴롭히는 사고 난 열차의 기관사의 가족이란 이유로 괴롭히는 사람들에 대한 뉴스를 미디어를 통해 접하고는 정말 마음이 아팠다고 미안하다며 절대 당신의 남편의 잘못이 아니라고, 남편분이 잘못 없으니 사모님도 잘못 없다고 혹여 사고 관련된 재판에서 도힌 철도회사 측이 당신에게 어떠한 불이익을 시전 하려고 자신이 증언대에 서겠다고 한다. 자신은 사람에게 한 사람의 인생을 마감하라고 요구할 권한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그러니  혹여 죽으려고 하지 말라고, 당신도 이번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피해자라고, 인생이 굴곡은 있지만 살아갈 가치가 있다며 죽지 말라고 당부를 한다.

 

편지의 말미에 노부부와 며느리 세 사람의 서명이 각자의 필체로 적혀있는 것을 보고 키타무라 씨는 그동안 억눌러왔던 것들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며 울어버린다.

 

다음날 꽃을 들고 사고 현장을 찾은 키타무라 씨는 거기서 병원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지던 자신을 챙기던 노부부의 치매 걸린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그분은 열차 탈선사고로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것은 아니고 심한 따돌림에 누구 하나 기댈 곳 없이 괴로워하다 그 역에서 자살한 손녀의 할아버지였다.

 

그 아이의 이름마저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하루에도 수천, 수만 번 공책에 적어서 기억하려고 한다는 할아버지의 말에 보는 입장에서도 많이 먹먹해진다.

 

할아버지께서 보여준 노트에는 열심히 기억하려고 하는 손녀의 이름 유키호가 단정하게 적혀있었다.

바로 마음에 그림움과 간절함이 남아 찾아온 사람들에게 나타나 도와주던 여고생 유령 유키호였던 것!

 

치매 할아버지와 만남을 뒤로하고 돌아온 집 외벽에 살인자의 집이라고 낙서된 것을 지우기 위해 사람을 불렀는데 하필이면 그 일행 중에 사고 피해자의 아들인 유이치가 있었고 그에게서 유령 열차에 대해 듣게 된다.

그러고 늦은 밤 니시 유이가 하마 역으로 가는데 여고생 유령 유키호를 만나고 이미 소문 듣고 왔을 테니 긴 말은 필요 없겠다며 규칙을 알려주고 다른 안내를 하려고 하는데 제 말하면 나타나는 호랑이처럼 유령 열차가 나타난다.

 

키타무라 씨는 그리운 남편이 운전하는 모습에 입을 막 고우는데 유키호는 열차가 지나가고 사고 소리가 울리자 저 열차는 그때 당시 사고 났던 그 열차라며 열차사고로 마음에 맺힌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데 이제 안전점검이 끝나고 조만간 다시 운행할 거기에 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고 말해준다.

 

그러나 남편을 그리워하는 그녀에게는 일말에 망설임이 없다.

남편을 만나고 따라가기 위해 집에 유서를 써 두고 남편이 열차를 운전하기 위해 들리던 첫 역에서 그 유령 열차의 기관실 뒤 첫 량에 올랐다.

애초에 말을 걸 생각도 없었고 그렇게 조용히 따라가려고 했으나  니시유이가하마 역에서 정차하고는 기관실에서 나온 남편은 그녀에게 다가가 평소와 다른 날카로운 눈매로 기차에서 내리라고, 내려서 어떻게든 살아달라고 한다. 억지로 기차에서 내리게 된 키타무라 씨 앞에는 유키호가 있었다.

따지고 드는 키타무라에게 유키호는 자신은 분명 피해자에게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리면 안 된다고 말했지만, 그렇지만 유령 열차 안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죽을 거라는 걸 모른다고는 말하지 않았다고, 다들 알고 있고 기억한다며 그럼에도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혼란스러워하는 그녀에게 당신처럼 저 유령 열차를 타고 이 역을 그냥 지나치려고 했던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 누구도 그러지 못했다고, 어떻게든 자신이 안 내리려고 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두들겨 패서라도 내리게 했다고,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주길 바랬으니까 그렇게 까지 했던 거라고 한다.

 

모든 이야기를 끝낸 유키호는 마지막 한마디를 남기고 열차에 올라타고는 바로 떠나게 된다.

 

"인간이 이렇게 아름다운 존재인 걸 알았더라면 나도 안 죽었을 텐데. 그만 갈게."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었다.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큰 사고로 심하게 싸우면 죽이네 살리네 하듯 싸우던 가족이라도 그 사람이 당한 사고로 큰 충격과 놀람이 있다는 것도, 사고를 목격하거나 소식을 듣고 달려와서 목도한 주위 사람들의 얼떨떨할 정도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망연자실하는 것을 보기도 했던 터라 더욱 피해자 가족과 자신은 살았지만, 소중한 이를 잃었던 이들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다.

 

나도… 비슷한 경우에 슬퍼하고 마지막으로, 한 번만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그리워하며 슬퍼할 사람이 있을까?

 

진짜 가슴 먹먹할 정도로 슬프고 아픈 소설이었다.

역시…! 카페나 다른 야외에서 안보길 잘한 것 같다.

안 그랬음 엉엉 울지는 못 해도 훌쩍이는 걸 보일 뻔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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