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당일 울 토토도 맛있는 걸 먹어야지 않을까?
그래서 특식으로 아침부터 잘 먹는 걸 뜯어주었다. 특식을 꺼내기 위해 그릇장에 갔을 때부터 토토가ㄵ 언제 나타났는지 귀신같이 나타나 있다. 그래서 소리소문없이 다가온 탓에 내딛는 내 발에 차이거나 꼬리가 밟히는 일이 생긴다. 그래도 추석이니 특별한 걸 먹어야지. 너도 내 가족이잖아. ^^ 당일 하루종일 외출할거라 저녁까지 먹을 수 있도록 넉넉히 두고 나왔다.


전날 동생 내외에게 받은 즉석복권.
아부지~! 이거 아니면 뭔데예~? ㅜㅜ
나는 횡재수는 없나보다. ^^;; 어느 것 하나 맞는 것이 없냐~?^^

전날 동생이 챙겨준 갈비탕과 김치로 아침 식사 끝~!
주부 10년이면 김치도 담그는구나~! 기특한 내 동생. 고맙다. 내가 동생 챙겨야하는데 동생이 언닐 챙기네. 너라도 있어서 난 감사하다.

한창 준비하는데 데리러 오기로 한 외사촌 언니의 전화를 받았다. 좀 덜 끝났는데 벌써 왔다고? 아이고 두야~!
얼른 준비해서 외갓집으로 향했다. 명절에 외갓집 가는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외할머니 소천하시고는 가는 걸음이 줄었고 외삼촌도 가시면서 더 걸음이 줄었다. 친가도 할머니 가시고는 전혀 걸음이 없었으니까.
그렇게 가서 외숙모께서 반겨주시고 오래간만에 조카들이랑 형부를 만났다.
내가 아침 먹고 왔다니까 와서 먹지 그랬냐시는 외숙모님.
그러니까요, 외숙모. 이게 생활습관이 되니까 쉽지가 않네요.^^

그렇게 다들 아침 먹고 정리한 다음 외삼촌께서 영면하신 가족납골당으로 향했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위패도 함께 있어서 함께 인사드렸다. 양가 할아버지는 부모님께서 만나시기 전에 모두 가셔서 홀어머니를 두신 분들이셔서 친할아버질 사진으로 뵌 거 말고는 할아버지들의 기억이 없는데 그래도 말로만 들어도 좋으신 분들같았다. 양가 할머니만 보고 자랐지만, 친할머니보다 외할머니와의 추억이 더 많아서인지 외갓집에 대한 애정이 더 큰 것 같다.
그렇게 인사드리고 나와서는 외사촌 막내오빠와는 헤어지고 멀지 않는 곳에 있는 외가 친척들께 인사드리러 돌아다녔다. 나야 뭐 언니 따라다니면 되는 거라 편했다. 누구네 딸 누구라는 말 듣고도 알아봐주고 환영해주고 부모님에 대해 좋은 기억들을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울 부모님 진짜 잘 살으셨구나 싶었다. 굳이 나쁜 걸 말할 필요없지만, 작은 이모네랑 큰 이모네 남매들간에 응어리가 있는 것처럼 그러면 좋은 소리는 안나오지.^^

작은 이모님 가시고 처음으로 이모부 댁에 가니 그집 막내오빠가 와 있었다. 명절날 처조카들과 손주뻘되는 아이들이 있다고 만원씩 주셨다. 오히려 내가 드려야지 받아도 되냐고 사양하는데도 주셔서 감사히 받았다.
근데 괜히 왔나보다 하고 바로 후회할 일이 몰려왔다. 요 앞에 갔었던 친척 오라버니 집에서는 오빠 이야기 없어서 안심했는데 이모부 집에 오니 잠시 뜸들이다가 어려운 주제를 말하시면서 용서를 강조하신다. 지금 동생이나 나는 용서할 여유가 없고 생각이 없다. 그래서 그를 용서하라고 하면 그게 그렇게 불편할 수 없다.
이모부~! 지금 그러시는 건 내정간섭이에요~!!^^;;;

친척들 중에 동생이랑 내가 꼬여서 용서라는 것을 생각안하고 미워하는 것마냥 말하는 분도 있는데 이모부께서 그렇게 보시는 듯한 말씀하실 줄은 몰랐다. 그 사람이 부러웠던 적은 있어도 시기, 질투한 적은 없었다. 오히려 그사람 업장 직원 중에 한명이 결혼준비하던 동생에게 언니 분은 대표님 무서워하고 어려워하시는데 동생분은 안그러시는 것 같다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동생도 뭐 나만큼 그를 무서워하지는 않아도 존중은 했었다

어디서부터 꼬였을까? 남보다 못 한 관계가 되어버린 상태에서 왜 나에게 다들 같은 말을 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동생에게도 먹히지 않을 거는 나도 먹히지 않는다. 그러니까 푹 삶아 익은 무처럼 쉽게 들을거라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말로든 생각으로든 죄짓기 싫어서, 그로 인해 내가 고통받는 것이 싫어서 생각조차 안하려는 날 흔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갑갑한 심정으로 이모부의 말씀을 듣다가 결국 내가 대들던가 공황발작이 올 것 같았다. 옆에서 당사자들이 알아서 하겠지 하며 말리고 있던 이종사촌 오빠에게 이모부 좀 말려봐라고 열심히 푸쉬했다. 막내오빠도 이모부께 말로 말리는데 불편해서 들어가는 나의 부스터로 더 열심히 자신의 아버지를 말렸다. 같은 말이라도 한다리 건너 처조카인 내가 하는 것보다는 자기 가족, 자녀에게 듣는게 당장 서운해도 괘씸죄는 덜 할테니까 이종사촌 오빠 뒤에 숨었다.
외갓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속이 편하지는 않았다. 괜히 외갓집에 와서 이런 일까지 당하나? 뭔가 억울했다. 울 부모님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너무 잘 아니까 부모님이 그립고 그렇게 가신 것이 속상한 거지.
이번 명절은 쌓여왔던 방학숙제를 해결하고 온 것 같다.
자고 가지…하시는 외숙모의 말씀을 따르지 못 했지만 그렇게 말을 해주시는 것에 감사했다. 감기만 아니라면 외사촌언니 말마따나 하룻밤 잘 준비하고 갔을 것 같다. 울 토토에겐 그렇게 외박해서 미안하겠지만.^^;;;
그렇게 다녀와서 남은 명절기간동안 동생이 준 김치와 국, 언니에게 받은 양념갈비를 먹으며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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