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월 중반쯤 되면 농사지을 준비한다고 정신없다.
왜냐면 최소한의 먹거리들을 심어서 그때그때 거둬 먹고 간 김에 나무들도 돌보고 과일들도 살피고 땅을 관리하기 위함이 없지 않아서 제초제던 생육을 위한 농약이던 약도 치고, 비료와 퇴비도 주고 한다고 정신이 없다.
그게 대다수 내가 하는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
아버지께선 일일히 다 사먹으면 돈이라고 이렇게 밭에 오는 것만으로도 외출하면서 바깥구경도 하고 바람도 쐬고 하는 것이 업지 않으셨다.
농사짓는 것은 그렇게 싫어 죽겠는데도 그렇게 조금씩 경작하는 것도 재미있기는 했었다.
아버지께서는 왜 그렇게도 악착같이 하셨는지…!
몸 좀 아끼시라니까…!
그렇게 딸들이 연세도 있으시고 옛날같지 않으신데 굳이 사서 고생하시지 말라고, 몸 상하신다고 그리 말렸구만….
올해 초 갑작스레 아버지 가시고는 2월 말부터 뭔가 할 일이 있는데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처럼 몸이 근질근질했다.
지금이라도 달려가서 씨 심고, 모종사서 심고 퇴비 주고 약 치고 해야할 것만 같다.
그렇게 끌려가서 일하면서 아버지께 바득바득 우겨서 손바닥만한 땅 한쪽 얻은 곳에 호기심에라도 구입해서 보유한 씨앗이나 구입한 딸기같은 모종을 심고 키우고 그랬었는데 아버지 가시고는 그런 재미도 잃어버렸다.
이맘 때쯤 되면 씨감자를 심어서 한창 잎이 나기 시작하며 자라는 걸 보고 있을텐데, 부모님과 함께 하던 이 순간이 왜 이렇게 맺히듯이 그리운지…!
그땐 그렇게 농사일이 싫어서 용트림을 해댔는지 모르겠다. ^^;;;
그렇게 하기 싫어하면서 가도 항상 가면 글 쓸 거리가 생기고 뭐라도 생기면 그렇게 알차게 부모님이 말릴 정도로 작은 거 하나라도 더 챙겨올 정도로 악착같이 챙기고 했었는데….^^
흔해빠져서 물러 버리는 것이 비일비재할 정도로 흔해 빠졌던 것들은 이제 하나하나 사먹어야하지만, 밭에 가면 아버지 생각에 눈물이 날 것 같다.
보면 워낙 아버지 꼬리하면서 그렇게 투닥거리고 죽이 왠일인지 너무 잘 맞아서 으싸으싸하고 일하기도 하면서 함께 하던 기억이 있어서 몸서리치게 그리움이 울컥할 것 같다.
지난달에 엄마 모시고 경주갔을 때 동생이 곳곳에 아버지와의 추억, 흔적이 있어 너무나 매여서 그리워하듯이.
매년 반복적으로 해야하고 하던 일들을 안하고 있으니 몸이 근질근질하고 가서 해야할 것 같은데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지금도 한번씩 밭에 가자고 날 부르시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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