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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주저리 주저리

[일상] 속상한데 꽃피고 씨앗이 크는 걸 보면 위로가 된다.

by Esther♡ 2024.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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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름 시름 앓으시고 약하셔서 아버지께서도 생전에 엄마를 가실 때 가기더라도 그때까지 온전히 잘 있게 하려고 어떻게든 생명부지하게 하려고 엄청 노력하고 애쓰실 정도로 병약한 어머니는 아버지께서 가신 충격이 크셨는지 그 뒤로 더욱 더 사는 것을 지겨워하시며 왜 아직도 자신이 살고 있냐고 그만 죽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신다.

사시고자 하는 의지는 물론 무엇이든 하시고자 하는 의지가 전혀 없으시다. 그냥 생명이 붙어 있으니까 사시는 것만 같으시니….

 

그래서 좋은 말도 계속 들으면 지긋지긋할텐데 생명력이 없어지다 못 해 갉아먹는 부정적인 말과 모습을 보면 나 또한 기력이 빠지고 정서적으로 타격이 크다.

그러면서 많이 예민해지고 같이 의욕도 사라지며 처한 상황이 답답하고 괴로운 순간이 된다.

최대한 어머니 잘 돌보고 말끔한 모습으로 잘 드시게 애쓰는데도 무엇이 엄마를 이렇게 괴롭게 만드는 것인가 싶어 화도 날 때가 있다.

 

 

그러다 결국 남의 손을 안빌리려는 어머니시고 외할머니 못지 않게 워낙 깔끔하셨던 분이셔서 지금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이 크시고 자존감이 거의 0에 가깝다.

씻고 밥상차리고 빨래와 청소는 내 손에 일을 맡기시지만, 화장실 볼일이나 옷 갈아입는 것같은 건 나에게조차 거들어 보살피거나 간섭(?)받는 걸 엄청 싫어하신다.

그러면서 내 손을 빌렸으면 크게 다치거나 힘드시질 않을 일도 결국 넘어지셔서 다치시며 결국 자신이 사는 것에 대한 회의감, 자괴감 등등 눈에 공허함까지 보이시는데  지난 일요일, 내가 건조기에서 빨래 거둬 오는 중에 결국 스스로 옷갈아 입으시려고 하셔서 조금만 기달려달라고 하고 내 방에 빨래를 넣어두고 옷을 추스르기 전에 갈아 입은 옷을 뒤적뒤적하셔서 못 갈아입으셨나 싶어 살피니 갈아입으셨길래 옷만 추스리시면 되겠다고 하고는 버릴 것과 갈아입은 옷을 거두고 있는 와중에 혼자 일어서시다가 기우뚱~! 하시더니 결국 뒤걸음으로 뛰듯 가시다가 벌러덩 넘어지신다. 다행히 벽에는 안부딪혀서 다행이지…!ㅜㅜ

넘어지는 그 순간 어머니의 눈빛이 공허하여 이렇게 자신의 힘으로 자신을 돌보지 못 할 정도로 약해지셨는데 살아있다는 것에 자괴감이 드시는 눈빛이시다.

 

그걸 보는 나도 눈물이 흐를 정도로 속상하기도 해서 잔소리하다가 어머니께서 자리에 잘 누어 쉬시는 걸 보고 더 같이 있다가는 서로 속상해서 마음 할퀼 것 같아 쓰레기 버린다는 명목으로 나왔다.

집 앞 큰 길 건너 냇가에 벚나무들마다 꽃이 하루 이틀만에 활짝 피어 있기도 하고 전날가지 축제였던지라 혹시나 하고 나가 본 것이다.

 

 

한쪽 냇가면에 프리마켓이 있었고 전날 축제까지만 있고 일요일은 축제가 아니여서 그런지 빈자리들도 있었다.

굳이 뭐 사고 싶어도 비싸게 받을 거같아 일부러 내려가지 않았다.

내년 이맘 때는 함번 맘 먹고 내려가서 구경이라도 실컷 해보기로 했다.

 

 

꽃이 많이 피었고 작년과 다르게 한쪽은 잔디밭이 아닌 수선화를 심어 가운데 가는 띠같은 멍석을 깔아 사람들이 다닐 수 있게 해두어서 사람들이 다니기 좋게 해두었는데 솔직히 작년까지처럼 잔디밭이 되어서 사람들이 다닐 수 있고 돗자리도 깔아서 소풍도 즐기고 가족끼리, 친구끼리, 연인끼리 다니면서 놀고 사진찍으며 즐길거리도 즐기면서 꽃구경을 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잠시 나오면서 우울하고 속상해서 살짝 격앙되었던 기분도 좋아졌고 본인의 모습에 많이 속상하셨을 엄마에게 잔소리한 것이 미안했었는데 때마침 풀빵이라고 불리는 범주 안에 붕어빵과 함께 어머니께서 시장이나 유원지에서 보면 어린 우리 자매에게 "국화빵 사줄까?"하셨는데 어릴 땐 별 맛없는 그걸 왜 자꾸 사주려고 하실까 했는데 다 커서는 엄마도 자신이 좋아하시는 건데 본인만 사먹을수도 있었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걸 어린 딸들이랑 같이 나눠 먹으며 경험을 공유하고 싶으셨을텐데 그걸 모르는 어린 딸들이 매몰찰 정도로 거부하니 뒤통수 뒤로 시무룩하셨을 엄마가 뒤늦게 느꼈었다.

나중에 몰래 먹다가 순대, 떡볶이를 들켜서 그걸 보시고 엄마도 좋아하는데 혼자 욕심부려서 숨어서 먹는다고 너무 하다고 하셨던 적도 있어서 한번씩 순대, 떡볶이, 붕어빵, 국화빵같은 걸 사오는데 마침 엄마 생각나서 15개였나, 20개였 그렇게 해서 3천원하길래 10개에 2천원하는 것보다 괜찮을 것 같아서 3천원어치 한봉지 사왔다.

 

 

그리고 닭고치 양념이랑 데리야끼 각 한개씩 샀는데 나중에 엄마가 드시곤 왜 이리 짜냐면서 안드시려고 하셔서 결국 국화빵은 재끼고 닭꼬지는 다 내 꺼가 되었다. ^^;;

 

 

뿌리가 난 씨앗을 못 찍었었는데 2,3년 전 가을에 다음해에 심을 요량으로 5천원 주고 한봉지 산 적오크라를 몇번이나 심어서 키워보려고 애써봤는데 매번 실패해서 포기하다가 올해 마지막이닷~! 하고 화장솜을 넉넉히 깔고 덮고 해서 있는 적오크라 씨앗을 다 부었고 덮은 화장 솜 위로 분무기로 하나마나 할 정도로 물뿌리는 것보다 컵에 담긴 물을 흥건하게 부어서 기다렸다.

 

붓꽃과 함께 그렇게 만들었는데 붓꽃은 아직 별 움직임이 없는데 적오크라는 왠일인지 며칠 뒤에 뿌리가 대부분 어느 정도 나와 있어서 심으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어제 흙을 주문하고 담근주 병이나 큰 물병 페트 병을 잘라놨거나 테이크 - 아웃 커피잔, 플라스틱 저장병같은 걸 물빠지는 구멍을 내서 흙들을 담아 뿌리 난 씨앗들을 나눠 심고 내 화분들 중에 빈자리가 있는 곳에 몇알씩 심었고 뿌리가 없던 씨앗은 심은 것만으로도 넉넉해서 남은 것은 모두 정리했다. 

 

 

씨앗 위로 흙이 두껍지 않게 덮어두었는데  하루 지나고 오늘 확인하니까 지면 위로 빼쪽히 씨앗껍질이 나와있었다.

제대로 심겨지지 않았던 듯 지면 위로 뿌리까지 나와 있는 것은 다시 깊이 자릴 만들어서 그 씨앗은 도로 흙속으로 넣어버렸다. 이 무심한 녀석…!

 

 

예전에 큰 교회에서 열심히 신앙생활하던 시기 알고 잘 지내던 동생이 이야기하고는 끝에 낙심하고 교회를 떠나있는 내가 맘에 걸렸는지 "가볍게 읽기 좋은 그림책이더라구요. 함 봐봐요."하며 책을 선물한다.

대학시절 IVF라는 정식 기독교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책을 여러번 주고 받고 구입하고 학교 도서관에서 수차례 빌려 보고 해 봤지만 졸업하고나서 진짜 책을, 그것도 종교서적을 사본 적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진짜 잘 사보지도 않았고 이렇게 선물 주고 받는 게 진짜 오래간만이다.

 

사람에게 데여서 맘의 문을 닫고 극한의 아픔에 예민해져서 가까이 다가만 와도 격하게 경계하는 수준이 되어서 교회를 떠나게 된 나이지만, 그 안에 계실 하나님을 원망하고 미워하고 싫어하는 것은 아니니까.^^

교회가 너한테 뭐해줬는데?,  이 세상에 하나님이 어딨냐고, 그런거는 다~~ 나약해빠진 사람들이나 기댈 곳이 필요하니까 만들어 낸 거라고 너희 부모님 그렇게 헌신하고 헌금 바치고 해도 남는 것이 어딨냐면서 부모님의 신앙까지도 손가락질하는 것에 대한 아픔과 분노와 슬픔이 있지만,거기에 반박을 못 할 정도로 사람에게 환멸이 없었다고는 못 하겠다.

하지만 더 늦기 전에 교회에 나가고 싶은 건 여전히 있다.

그렇게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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