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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주저리 주저리

[일상] 타의적인 농사꾼의 관찰기

by Esther♡ 2023.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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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붓꽃 씨만 제외하고는 모두 잘 자라고 잘 있는 편이다.

잠시 맘졸였던 글라디올러스도 쓕쓕 자란다.

제일 큰 건 짜리몽땅한 내 손을 넘어섰고 아무리 작아도 내 손 길이 만하다.

너무나 잘자라서 괜한 기우였던 걸 알 수 있다.

 

잘 자라거라.

이렇게 잘 자라줘서 고맙다.

 

 

아쉬운 점심을 먹고 열심히 달려 온 우리 2천평되는 밭.

같은 체리 나무라도 다른 집 밭에는 벌써 꽃이 피고 그런다는데 우리 집 밭에 있는 체리 나무는 꽃은 커녕 생기가 없다고 어른들께서 걱정이시다.

 

그래도 이렇게 지들도 살려고 애쓰고 있는 것을.^^

작년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던 시즌에 태풍들이 몰아치고 지난 겨울에 바람이 워낙 대차게 몰아치고 갔던 터라 나무가 너무 시달렸기도 하니 좀만 더 기다려주고 돌봐줘야할 것을.

 

 

이렇게 버티고 생명력을 놓지 않고 있는 아이들을 좀 봐주세요.

이렇게 발버둥치고 있다면 사람도 버틸 수 있도록 도와주야겠죠?^^

 

 

마침 오기 전에 근처 자주 가는 한의원에서 가져온 약찌꺼기를 갯수가 허락되는대로 나무 근처에 주고 역시 비료도 지난번에 준 나무를 지나 비료가 안간 나무부터 주기 시작했다.

 

그간 너무 무리해서 작년에 때굴때굴 구르고 올해도 봄이 되고 나서 벌써부터 삐걱대는 딸이 보기 그러셨는지 너무 죽자사자 하지 말라고 힘닿는데까지 쉬엄쉬엄하라시는 아버지께서 딸이 일하는데 조금이라도 덜 수고로우라고 마침 집에 있던 막걸리 병을 모종삽처럼 만드셔서 가득 한삽씩 주라고 하시는데 역시… 그냥 손으로 주면 몇번 반복해야하는데 한번이면 끝나서 좋으네.^^

 

 

 

작년까지만 해도 애가 타서 악착같이 일을 시키시던 부모님도 어머니는 안닥복달하시는 것은 있으시지만, 아버지께서 이제 일하시는 것이 너~~무 지치시는 것이 있으셔서 그런 어머니를 말리시고 나에게도 그렇게까지 안닥복달 시키시지도 않으신다.

 

특히나 컨디션이 않좋거나 몸이 아파하고 고통스러워하면 걱정은 되는데 예민해지고 짜증스러운 모습 보여주시던 예전과 다르게 걱정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주시기라도 해주신다. 

 

그래서 며칠 전에 한의원 앞까지 가셔서 내려주시는 성의가 있으셨을 정도였으니까.^^

 

 

이 감나무를 끝으로 비료 한포대 끝!!

 

진짜 힘들다~!ㅜㅜ

 

그래도 아버지의 배려와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편하게 했다.

그리고 무리하게 몰아부치지 않으니 그만큼 힘들게 하지 않았다. 작년까지만해도 내가 노예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다면 올해는 그래도 좀 익숙해졌는지 작년처럼 그런 생각이 들지도 않고 아버지도 무리하게 일시키지시지도 않고.^^

 

 

너도 작년에 죽은 나무 대신해서 심어져서 고생이 많다.

살기 위해, 꽃피우고 열매 맺기 위해 애쓰고 있는 중이지? ^^

부디 올해는 잘 살아서 우리 눈에는 안띄겠지만 잘 자라주렴.

 

 

올해 앵두나무들이 풍성하게 꽃이 핀 것 같은데 작년만 하지 않은 듯 하고 그 옆에 살구나무는 작년에 비해서 엄청 꽃이 없다.

다들 꽃이 피어도 벌들이 안날아오니 그게 걱정이다.

제발 벌들아~~! 와서 좀 일해주라~!

아니~ 너네 여기 가져 갈 것들 있어~! 그러니까 좀 와라~! ㅜㅜ

 

 

원래 복숭아 꽃이 이렇게 이뻤었나요?

이럴만큼 이뻤나 싶다.

그동안 잠깐 이쁘다…! 하고 말았고 그 이쁜 것을 기억하기에는 농사란 나에겐 지옥이었고 고난이고 형벌이었기에 그 강도와 충격이 커서 보자마자 감상은 기억 저 너머로 가버렸다.

 

 

올해는 경상도 말로 애들이 휘마리가 없어서 그동안 뿌리가 들릴 정도로 너무 막강했던 겨울 바람과 태풍이랑 강렬한 여름 더위에 너무 시달려서 애들이 봄이 왔다는 것을 아는데  그걸 아는 척하기 위해 뿜뿜 하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힘이 없나…? 하는 걱정을 하게 만드는데 거기에 딱히 표현하시지 않는다고 하시지만 다 티가 나는 부모님의 염려가 더해져서 그런 것 같다.^^

 

 

쩝…! 민들레로 나물도 해먹던데 그것이 깨끗하고 흰꽃이 없으면 되었나, 아님 꽃자체가 없어야 했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물만들어 먹는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먹은 기억은 없는 듯 하다.

 

 

덩굴식물인 금은화도, 접시꽃도 올해도 역시 꽃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금은화 너는 한의원에도 적은 수지만 줘야하니 꽃 잘 피워야해~!

 

 

이제 길가에 꽃들도 많이 피었고, 우리 동네에도 꽃들이 거의 다지는 분위기다.

아쉽네…! 봄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 하고 끝나는 것 같아.

이대로 가면 서운하잖아~!ㅠㅠ

꽃들아, 좀 천천히 가면 안되겠니?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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