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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주저리 주저리

[일상] 꽃 잔치, 씨앗 나눔, 곤충 나라 걸리버 되다.

by Esther♡ 2021.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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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에 날이 좋아서 오래간만에 고구마를 캐는데 운반책(?)이 되기 위해서 밭으로 향했다.

 


올 3월에 담장 안으로는 나무들이 심겨있어서 담장 안에 어딘가 뿌리면 밭에 제어 안되게 퍼질 것 같아서 담장 밖 대문 근처에 꽃 양귀비랑 코스모스, 나팔꽃을 아버지깨서 모르시게 눈치 보고 슬쩍 대충 갈지도 않은 단단하고 거친 땅에 자갈로 긁어서 뿌렸다.

다들 싹이라고 할만한 것이 없고, 나팔꽃같이 덩굴이 타고 오르는 것이 없어서 '그래. 다이소에서 샀던 거라서 그런갑다.' 하고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가니 대문을 열려고 다가가니까 키 낮은 코스모스가 하늘거리고 있었다.

 


색깔이 다르고 송이도 다르지만, 그래도 거친 땅에 풀 밖에 안나는 땅에 저렇게 자라서 꽃피는 것이 고마워서 오래간만에 청아하고 순수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렇게 갑자기 소리내어 웃으니까 부모님께서 쟤가 왜 저러나 싶어서 보시는데 아버지 몰래 올 봄에 씨뿌렸는데 이거 하나만 났다고 너무 신기하고 좋아서 이렇게 웃었다고 하니 뭐 씹은 표정이시거나 뭐 그거가지고 그러냐는 황당한 표정이시긴 했지만 나는 좋았다.^^

 


처음에 아버지께서 도라지와 더덕 모종도 부족해서 씨앗까지 사시는 것을 보고 무슨 의욕에 욕심이 많아서 그러시냐고 타박을 엄청 했었는데 이번 명절 때 유용하게 나물로 잘 썼고, 고구마 캐시는 동안에 어머니랑 같이 고구마 줄기 딴다고 주저 앉아서 막 하다가 힘들어서 고개 들었을 때 정말 이쁘다…!하고 멍하게 보기에 좋았네요.^-^

 


이제 가지는 끝물이라서 이제 거의 다 딴 것 같다.
이제 꽃이 펴서 열매가 맺혀도 뭐 먹을 정도로 크는 것이 아니라서 더이상 소득이 없으니까…!^^
그동안 오이랑 애호박과 함께 화수분이었던 가지… 그동안 고마웠어..·´¯`(>▂<)´¯`·. .·´¯`(>▂<)´¯`·.

 


근처에 최대한 나무에 안닿으려고 멀찌기 덜 걸러진 듯한 담근주 찌꺼기를 갖다 부었더니 이 아이에게 불똥이 튀어서 갑자기 말라버려서 다 죽었다 싶었더니 용케 살아돌아왔다.
원래 허브들이 독해서 생명력이 질기다고 하지만, 특히나 민트류는 자생력이 강해서 잘 산다고 하는데 진짜 그런가 보다.
아버지께서 관리가 안되어서 풀 숲에 가장 건강하게 있던 라벤더를 풀이랑 구분을 못 하시고 관심이 없으셔서 최근에 풀 베시다가 싹뚝~!!
본의 아니게 내게 원망을 좀 들으셔야했으니... 어쩔 수 없지 뭐…! 이미 잘린 걸 가져다 붙일수도 없는 것을.ㅠㅠ

 


무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아니고 걸리버 여행기의 소인국에 등장한 걸리비도 아닌데 소인국에 등장한 거인을 피하는 소인들 마냥 이 녀석들이 들판 여기저기를 사람 발이 닿을 때마다 날아다닌다.
우쒸~! 니네들 누가 건들이라고 해도 안건들거네요~!

 


거둬온 고구마 줄기를 혼자 하겠다고 같이 하시려는 아버지도 돌려보낼 정도로 의욕적으로 달려들었는데 왠걸~! 이걸 어떻게 혼자 다해~!ㅜㅜ
신문지 위의 고구마 줄기가 얼마 안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저거의 2.5배는 되었으니까 양이 어마하지~!
어머니께서 내가 말려도 어림반푼이도 없는 소리~!!하시며 들은 척도 안하시고 도와주시니까 그나마 저정도로 줄은 것~!

 


이날 점심시간이 되자 마자 부랴부랴 장보고 와서 늦은 점심으로 해물탕을 해 먹고 남은 해물탕에 물을 더 붓고 라면 세개와 라면스프 하나만 더 넣어서 저녁시간에 먹은 해물라면…!

안그래도 해물에 무도 들어가서 시원한데 콩나물까지 넣어서 더 시원했어요.
씹히는 맛도 있구.^^

 


블로그에 포스팅하려고 폰에서 사진을 옮기면서 보니 양손(특히 주로 쓰는 손) 끝에 저렇게 시커멓게 물이 들고 손톱 밑에 찌꺼기가 가득 들어차는 통에 지저분하다.
그래도 데쳐서 까는 것이 아니라 생으로 까서 그나마 덜 물들은 게 이정도이니.
오늘(6일) 데쳐서 일부 김칫통에 넣어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일부는 내 방식대로 볶아서 저녁반찬으로 내었다.
좀 짭짤하다 싶어서 물을 살짝 부었더니 밥먹을 때 살짝 슴슴하더라는…!
진짜 간 맞추기가 너무 힘들다. 특히나 연세드신 어르신들이 계시니까 더 해.ㅜㅜ

 


오빠네 집에 고구마 갔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있는 나무.
그 나무에 핀 꽃이 꽃 천사의 나팔처럼 생겼다.
보는 방향에 따라 별처럼 생기기도 하고.^^

 


내가 구독하는 티스토리 블로거 중에 작년 원예란 주제로 소통하게 된 분이 계시는데 좋은 의도로 씨앗 나눔을 하실 때 살짝 숟가락을 얹었더니 고맙게 보내주셨는데 올봄에 정신이 없어서 못 심었으나 올해 부모님이나 내가 거두거나 내가 사두고 미쳐 못 심어서 비축해둔 것을 소분해서 준비했다.

우연한 기회에 부모님께서 키우시게 되면서 몇해 잘 먹었던 줄기콩(우리집에선 중국에서 요리에 많이 사용하는 거라고 중국콩이라고 부른다.)을 깍지를 까두었는데 뿌리가 났거나 상한 것 같다 싶은 거는 분류해서 버리고 좀 덜 마른 것 같아서 이왕에 보내는 거 잘 보내고 싶어서 좀 더 말려서 보내야겠다 싶어서 소쿠리에 담아두었다.

이제 잘 마르고 보내면 잘 도착하면 최고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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